2024년도 참 빨리 지나갔고 돌이켜보면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한 해였다.
중요하지 않은 연도가 어디 있겠냐만은 올해는 정말 좀 특별한 한 해였다.
대학을 졸업하는 해이기도 했고, 회사에서는 꽤 중요하게 오랫동안 쓰일 수 있는 수도 있는 경력도 쌓았다.
아직 졸업 이전이라 나에게 중요한 롤을 맡길 회사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사실 2024년을 시작했을 땐 개발자로서 무언가 중요한 경력을 남길 것이란 기대를 하진 않았다.
그래서 올해 초의 목표는 학업과 어느 정도의 실무를 병행하면서 2025년에 좋은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한 해를 만들어 볼 계획이었지만 운이 따라줘서 이 목표를 상회해서 마무리한 것 같다.
조직
팀 빌딩 초기에 합류를 했고 그 이후에 다양한 사람이 들어오고 다양한 사람들이 나갔다.
(글을 쓴 기준으로 어제도 한 명이 나갔다.)
조직에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건 당연하지만 나는 구성원들이 떠날 때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누구나 다니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지 못한 내 부족함을 곱씹게 되고,
그게 아니더라도 "재밌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회사 문화를 만들었나"라고 자신에게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는 나 자신에 대한 죄책감도 든다.
이탈했던 구성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나가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했다.
개인이 의견을 내기 힘든 조금은 수직적인 구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사실 이건 나도 공감을 많이 한다.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스타트업에 합류를 하겠지만,
대기업과 다르게 본인의 의견을 반영하기 상대적으로 쉽고 그런 것에 대한 재미와 성취감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직적인 구조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스타트업에서 이런 구조를 계속해서 유지하게 된다면 그냥 대기업에 갈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아 모인 사람들만 남아있지 않을까 라는 내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그렇기에 내년에는 내가 많은 부분을 바꿀 순 없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바꿔보려고 노력할 것이고 회사의 의사결정권자에게도 더 어필하려고 한다.
성과
조직에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많이 하면서 우울한 말들을 막 적어놨지만 그래도 엔지니어로서의 성과는 꽤 있었다.
개발 파트의 리드를 맡으면서 예전에 근무할 때와는 다르게 더 비즈니스 임팩트를 이해한 상태로 개발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결과도 어느 정도 따라왔다.
Next.js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FCP를 비롯한 다양한 성능 지표를 개선시켰고 이는 체류 시간 증가, 결제 시도 비율 증가라는 비즈니스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지표들의 개선을 이끌었다.
지금은 SEO 개선과 2025년에 데이터 중심의 프로덕트 개선을 위한 데이터 수집 및 시각화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있는데,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는 경력들이기에 꼭 해보고 싶었던 업무이기도 했어서 재밌게 하고 있다.
2025년은 회사에게 정말 결과가 나와야 하는 해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할 것이고 회사에서 필요로 한다면 어떠한 기술이든 분야든 열심히 공부할 거다
졸업
졸업에 대한 얘기를 적지 말까 고민했지만 사실 올해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았고 신경을 쓴 일이기에 안 적을 수가 없었다.
4학년은 다행히 3학년때처럼 힘들진 않았지만 졸업은 나에게 꽤 큰 의미가 있는 반환점? 변곡점? 이 될 것 같다.
학사 졸업을 마치지 않은 상태로 첫 회사(병역특례)에 다녔고 그 이후에는 실무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졸업을 준비했다.
그렇기에 사실 사람들의 기대치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왜냐면 사실 내가 조금만 좋은 성과를 보여도 좋은 평가들이 쏟아졌었다.
그분들의 실제 생각들을 듣진 못했지만, 나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던 것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대학생이지만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n년차 개발자'이기에 내 평가 대한 기준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졸업하긴 했지만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려고 한다.
마무리
회고를 적다 보니까 정말 많은 반성도 하게 되기도 하고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되는 것 같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돌아봤을 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친해진 한 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들과 많이 친해졌다.
왜 그럴까라고 생각을 좀 해봤는데 1, 2년 전쯤만 하더라도 나는 정말 불안함과 자격지심 같은 것들로 가득 찼던 것 같다.
지금도 뭐 훌륭한 사람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차분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같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올해 처음 들었는데 참 기분이 좋았지만 그냥 하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생각보다 그 이후로도 꽤 자주 들었다.
내년에는 누구에게나 닮고 싶은 부분이 있는 사람이 되어보려고 한다.
검정치마와 칸예 노래를 요즘 정말 많이 듣는데 2024년에 가장 많이들은 노래인 Ling Ling으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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